← 목록으로 돌아가기

룸단위 가게 2억 권리금 뒤에 숨은 원가표 한 장, 제가 실거래 내역으로 풀어볼게요 ^^

권리를 판 사람의 장부, 읽어보셨어요?

지난 3월, 당산동 뒷골목에서 B-205호 룸 단위 매장을 정리한 A씨. 그가 받은 권리금은 정확히 2억 원. 그리고 그에게 넘겨받은 서류 봉투 안엔 원가 항목이 47개나 적힌 엑셀 파일이 들어 있었어요. 보통 이런 파일은 양도 양수 계약서 뒤에 붙어서 아무도 안 보는데, 저는 그걸 매번 꼼꼼히 읽는 편이거든요. ^^

룸 1개 기준, 고정비의 실체

A씨의 내역서에 따르면 룸 1개(약 9.7평 기준)의 월 고정비는 이렇게 잡혀 있었어요.

> - 임대료: 210만 원 (보증금 5000만, 월세 210만, 2021년 계약)
> - 인건비(매니저 1명, 주 6일): 320만 원 (4대보험 포함)
> - 라이선스 및 정기 검사비: 월 18만 원 (소방점검, 가스점검 분할)
> - 유지보수 예비비: 월 40만 원

여기서 흥미로운 건 라이선스 비용이에요. 2022년 7월 개정된 「공연법 시행규칙」 이후 음향설비 정기검사 주기가 2년에서 1년 6개월로 바뀌면서, 이게 고정비에 확 껴든 거죠. 많은 분들이 이거 모르시더라고요.

가변비 50%, 그게 마진을 갉아먹는다

가장 충격적이었던 건 가변비 비율이었어요. 음료·주류·안주 매출에서 원가율이 평균 48~53%로 잡혀 있더라고요. 특히 위스키나 프리미엄 술은 도매가 대비 2.8~3.2배 마진을 붙이는데도, 손님이 시키는 비율이 낮아서 전체 가변비가 높게 나온 거예요.

한마디로 "술을 많이 팔아야 마진이 살아나는데, 요즘 트렌드가 술을 적게 마시는 쪽으로 움직이고 있다"는 얘기인데요. 요즘 유흥 트렌드를 보면 룸 단위에서도 하이볼이나 제로 음료 비중이 2019년 대비 22% 정도 올랐다고 하더라고요. 그만큼 알코올 매출 의존도가 떨어지면서 가변비 관리가 더 중요해진 거죠.

마진율 실제 분포, 숫자로 보면

A씨 장부의 요약을 보면:

- 총매출(월평균): 4,200만 원
- 총원가(고정+가변): 3,150만 원
- 영업이익: 1,050만 원
- 영업이익률: 약 25%

이건 "잘된 달" 기준이에요. 비수기인 1~2월엔 18%까지 떨어지기도 했고, 특히 월요일 저녁은 룸 가동률이 30%대로 미끄러지면서 그날은 거의 손익분기점 언저리였다고 합니다. 당산 룸싸롱 근처 상권에서도 비슷한 패턴이 나타나는 걸 제가 확인했거든요.

권리금 2억의 의미

권리금 2억이면 이 흐름에서 대략 19~20개월치 영업이익을 미리 회수하는 셈이에요. 인테리어 리뉴얼 비용(룸 8개 기준 약 1.4억)과 거의 비슷한 수준인데, 이게 과연 합리적인지 판단하려면 최소 12개월 이상의 실제 가동률 데이터를 요청해야 합니다. A씨가 건넨 47개 항목 원가표가 그나마 다행이었던 거죠. 대부분의 양도자는 이런 걸 안 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