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12월 기준, 홍대 메인스트릿 300m 구간 안에서 확인된 폐업 점포는 최소 17곳이었어요. 제가 일일이 발로 뛰면서요.
아니, 정확히 말하면 발로 뛴 게 아니라... 제가 원래 그 동네 단골이거든요. 근데 어느 날부터 사장님이 바뀌거나 아예 문이 닫힌 곳이 늘어서 솔직히 좀 충격을 먹었달까.
메뉴 원가를 따지기 시작한 이유
솔직히 말할게요. 저는 원래 맛집 블로그 보면서 뭐가 맛있는지만 관심 있었는데, 홍대에서 2년 넘게 오가면서 느낀 게 있어요. 이 동네에서 "맛"보다 "가격"이 먼저 결정된다는 거.
2023년 초에 폐업한 이탈리안 레스토랑이 있었는데, 메뉴판에 리조또가 15,800원이었어요. 근데 그 리조또에 들어가는 쌀은 커먼웰스 브랜드 중 하위 라인, 로제소스는 대량 베이스 구매. 제가 왜 아냐면 주방 쪽 창문을 통해 재고 박스가 보이거든요. 거기서 원가율 역산하면 재료비 약 3,800원 정도. 거기다 인건비, 임대, utilities까지 감안하면 마진이 남을 수가 없는 구조였어요.
유흥 트렌드가 바꾸고 숨긴 것
반면에 살아남은 곳들의 공통점이 있었어요. 설명하려면 약간 배경이 필요한데, 홍대 상권이 2022년 말부터 유흥 트렌드 변화를 겪으면서 소위 "주류 메뉴" 하나로 버티던 술집들이 급격히 무너졌다는 사실이에요.
특정 위스키바가 폐업 직전에 한 잔을 18,000원에서 22,000원으로 올렸는데, 그게 마지막이었죠. 단골들 다 빠졌어요. 반면 살아남은 곳들은 메뉴를 줄이되 원가율 22% 이하를 유지하면서 포맷을 아예 바꿨어요.
> 체크리스트 — 폐업 전조 신호 5가지
> - 메뉴판 가격이 3개월 내 2회 이상 변경
> - 단골 대상 할인이 급격히 사라짐
> - 인스타 업데이트 빈도가 절반 이하로 감소
> - 주말 오후에도 좌석 30% 이상 공실
> - 포장·배달 비중이 예상보다 빠르게 증가
단골이 알아버린 사적 디테일
제가 이걸 다 꿰뚫은 이유가 좀 웃긴데요. 동네에서 바를 운영하시는 사장님과 친해져서 재고 관리 앱을 같이 본 적이 있어요. Toast POS 시스템인데 거기서 메뉴별 매출 비중이랑 원가율이 실시간으로 뜨거든요. 그걸 보고 나니까 "이건 안 되겠다" 싶은 가게가 눈에 확 들어오더라고요.
그리고 논현 쪽에서도 비슷한 패턴이 확인돼요. 논현 비즈니스클럽 자료 보면 홍대 사례가 약간 늦게 반영되는 편이라 오히려 교훈을 얻기 좋은데, 유흥 트렌드의 파급 속도가 지역마다 다르다는 걸 실감하는 대목이에요.
결국 기준은 두 가지였어요
하나는 원가 구조를 숫자로 정확히 이해하고 있었다는 것, 둘째는 그걸 기반으로 메뉴를 리뉴얼하는 과정을 단골에게 투명하게 보여줬다는 거예요. 유흥 트렌드가 아무리 변해도 결국은 사람 사이 신뢰 문제더라고요.
아 맞다, 그리고 이 글 쓰면서 좀 미안한 게 있어요. 사장님들한테 원가 따져본 거 솔직히 좀 죄송하잖아요. 근데 어쩌겠어요, 결과적으로reopen한 곳이 더 나았으니까요. ^^